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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선택했다

도널드 트럼프(70) 공화당 후보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대선 역사상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관계기사 A-2·3·4면> 트럼프는 8일 선거에서 주요 경합주를 석권하면서 선거인단 과반(매직넘버 270명)을 확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날 선거는 개표 초반부터 경합주 개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상황은 초박빙이었다. 특히 승패를 좌우할 지역으로 평가받은 플로리다주는 트럼프와 클린턴의 득표율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다 98% 개표가 진행된 9일 오전 2시30분 현재 트럼프가 49.1%로 클린턴을 2%포인트 가까이 따돌리며 선거인단 29명을 가져갔다. 또 다른 경합주로 꼽히던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98% 개표 결과 트럼프가 50.5%를 얻으며 46.7%에 그친 클린턴을 따돌리고 선거인단 15명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선거인단 18명이 걸려 있던 오하이오주와 민주당 우세 지역이던 펜실베이니아(20명)마저 트럼프가 이겼다. 늦게까지 박빙의 승부를 보였던 위스콘신(10명) 역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로써 트럼프는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자 첫 아웃사이더 대통령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트럼프는 9일 오전 3시 맨해튼 캠페인 본부에서 한 당선 수락 연설을 통해 “다시 위대한 미국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 당선자에서 전화를 걸어 패배를 시인하고 축하의 뜻을 나타냈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6-11-09

트럼프 선전…경합주 접전

8일 실시된 제45대 대통령 선거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날 오후 10시 현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16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109명에 그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관계기사 A-2·3·4면〉 특히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에서 트럼프가 돌풍을 일으키며 숨가쁜 박빙 승부를 보였다. 선거인단 29명으로 최대 경합주로 평가돼 온 플로리다의 경우 개표 초반 트럼프가 앞섰다가 클린턴이 역전했고, 개표가 진행되면서 이 같은 상황이 수 차례 반복됐다. 개표율 95% 상황에서 트럼프가 49.2%, 클린턴은 47.7%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실시간 개표 현황을 보도하는 CNN 등 주요 언론들도 계속 "승자를 결정하기 힘들 정도의 상황"이라며 확정 발표를 미루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는 83% 개표 결과 트럼프 50.4%, 클린턴 47%로 역시 트럼프가 소폭 앞서고 있다. CNN이 경합주 가운데 클린턴 우세 지역으로 분류한 버지니아와 미시간에서도 박빙 승부가 이어졌다. 버지니아는 83% 개표 결과 클린턴 47.7%, 트럼프 47.2%로 불과 0.5%포인트 차이며 미시간은 27% 개표 결과 트럼프 49.7%, 45.2%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우세 지역인 오하이오에서는 74% 개표 결과 트럼프 53.3%, 클린턴 42.3%로 트럼프의 승리가 유력한 상황이며 조지아는 49%의 개표율을 보인 가운데 트럼프 56.8%, 클린턴 40.5%로 역시 트럼프가 크게 앞서고 있다. 이처럼 트럼프가 개표 중반까지 선전하면서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예상했던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후 10시20분 현재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79%까지 끌어올렸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6-11-08

둘 다 싫지만…"최악은 막자" 조기투표 5000만 명

8일 새벽 맨해튼 56스트리트의 PS59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 투표 시작 한 시간 전인 오전 5시부터 500여 명의 유권자가 몰렸다. 줄은 세 블록에 걸쳐 이어졌다. 이 투표소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을 딴 트럼프타워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트럼프도 이날 오전 10시 이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새벽부터 투표소를 찾은 뉴요커들의 반응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다소 쏠렸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여성 다이애나 코럴(35)은 "클린턴이 정책 면에서 트럼프를 앞지르기 때문에 클린턴을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도 이날 오전 웨스트체스터카운티 채파쿠아의 '그래플린 스쿨'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클린턴은 이날 밤 맨해튼 재비츠 컨벤션센터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봤다. 재비츠 컨벤션센터는 유리로 만들어진 천장으로 유명하다. 클린턴은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사회적 차별인 유리천장을 염두에 두고 이 빌딩을 택했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클린턴은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됨으로써 최후의 유리 천장을 부수겠다고 강조해왔다. 7일 오전 10시 캘리포니아주 LA의 노스할리우드도서관 투표소에서는 수백 명의 유권자가 조기 투표를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줄은 도서관에서 시작해 인근 건물과 공원으로 뱀처럼 길게 이어졌다. 제이슨 웨슬리는 "투표가 시작되는 아침 8시에 오면 오래 기다릴 것 같아 오전 6시45분에 도착했지만 아직도 내 앞에 200명 정도의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인 데니 류(36.엔지니어)는 "클린턴도 문제가 많지만 트럼프만큼은 아니다. 차악을 뽑겠다는 의미에서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준 최(38)는 "힐러리는 기득권의 대리인이다. 트럼프도 싫지만 클린턴은 더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AP통신은 7일 오후까지 조기 투표를 한 유권자가 4627만 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숫자만으로도 2012년 대선의 조기 투표자(4622만 명)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AP통신은 최종 조기 투표자는 조기 투표를 하는 28개 주의 등록 유권자의 40%가량인 5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대통령 선거의 첫 테이프를 끊은 뉴햄프셔주 북부 산골 마을 3곳의 자정 투표에서는 트럼프가 승리를 거뒀다. 8일 0시 시작된 딕스빌노치.하츠로케이션.밀스필드 등 3곳에서 트럼프는 32표를 얻어 25표를 얻은 클린턴을 7표 차로 눌렀다. 400㎞ 상공 우주에서도 소중한 한 표가 더해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현재 유일한 미국 우주인 셰인 킴브로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부재자투표를 했다고 7일 밝혔다. 앞서 우주인 케이트 루빈스도 지난달 30일 지구로 귀환하기 전 ISS에서 투표권을 행사했다. 서승재 기자, LA=원용석 기자

2016-11-08

'흔들거리는' 지역에서 결판 난다

선거일이지만 판세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두 후보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경합주가 12개에 달한다. 선거인단 1명이 걸려있는 메인 1지구까지 포함하면 13개 지역으로 늘어난다. 대선은 51개주(50개주+특별행정구역 워싱턴DC 포함)에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뉴욕타임스는 경합주 10곳의 승패에 따른 경우의 수가 1024개에 달하며 이 중 693개는 힐러리 승리, 315개는 트럼프 승리, 16개는 동률인 경우라고 보도했다. 오늘(8일) 동부 지역의 선거 결과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경합주인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가 가장 큰 관심을 끈다. 1960년 이후 이들 3개 주 가운데 2곳 이상을 확보하지 못한 채 대선에서 승리한 사례는 없었다. ▶스테이지 1: 동부 지역 주요 경합주 결과가 먼저 발표될 예정이다.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 미시간(16명), 조지아(16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버지니아(13명), 뉴햄프셔(4명), 메인 2지구(1명) 결과들이 줄줄이 발표된다. 특히 플로리다가 어느 쪽으로 기우느냐에 따라 승세가 판가름 날 가능성이 유력하다. 지역의 지지 성향대로 결과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일단 오하이오와 조지아는 트럼프 지지 성향이다. 반면 펜실베이니아와 버지니아는 힐러리 성향이다. 플로리다와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뉴햄프셔, 메인 2지구가 초박빙 판세다. 피터 브라운 퀴니피악대 여론조사부 부디렉터는 "2000년 대선 때처럼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가 대선의 향방을 가를 지역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CBS뉴스가 지난 2~4일 유권자 2377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오하이오와 플로리다에서 힐러리는 각각 45% 지지율을, 트럼프는 각각 46%·45% 지지율을 얻었다. ▶스테이지 2: 스테이지 1이 박빙양상으로 흐르면 승부는 애리조나(11명), 위스콘신(10명), 콜로라도(9명), 아이오와(6명), 네바다(6명) 등 중부와 서부에 있는 5개주로 넘어간다. 이중 애리조나와 아이오와는 트럼프 성향, 위스콘신은 힐러리 성향이다. 콜로라도와 네바다가 초박빙 흐름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승부가 장기전으로 돌입할 경우, 콜로라도와 네바다에서 제45대 대통령이 선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대선 Q & A] 선거인단 과반(270명) 확보해야 승리 Q: 미 대선 과정은? A:미국에서 태어나 16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35세 이상 미국인은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당내 경선에 도전할 수 있다. 경선은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시작으로 약 5개월간 미 전역의 주에서 대의원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투표(간선)로 각 당 대선 후보가 선출된다. 이후 대선후보들은 3차례의 TV토론을 거치며, 유권자들은 8일 대통령 투표에 나설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투표를 한다. 선출된 선거인단은 12월18일 대통령 투표(간선)를 하게 되지만 8일 선거인단 선출 결과와 동일하게 투표한다. 270표 이상을 얻은 후보가 내년 1월20일 공식 취임한다. Q: 선거인단은 누가 되고 어떻게 뽑나. A: 8일 대선을 통해 정당별 선거인단 수가 확정되며 정당의 주 전당대회나 중앙위원회에서 당원·주지사 등을 선거인단으로 배정한다. 선거인단 수는 주별로 상원의원(2명)과 하원의원의 수를 합친 수만큼 배정되고 수도 워싱턴DC에는 3명이 배정돼 전체 선거인단 수는 538명이다. 대통령에 선출되려면 과반(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해야 한다. Q: 선거인단이 동수가 되면 어떻게 되나. A: 선거인단 수가 269명 대 269명으로 동수가 되면 미 수정헌법에 따라 하원에서 대통령 선출권을 갖는다. 현재 하원의 다수당은 공화당인데 대선과 함께 하원의원 전원을 새로 선출한다. 현재 판세로는 공화당이 다시 하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선거인단을 동수로 가져갈 경우 트럼프가 유리하다. 워싱턴포스트도 트럼프의 승리 시나리오 중 하나로 트럼프와 힐러리가 같은 수의 선거인단을 가지는 경우를 꼽았다. -------------------------------------------------------------------------------- 이르면 플로리다 등 동부서 윤곽 접전 땐 서부 네바다 개표서 결판 승부 언제쯤 판가름 날까 힐러리와 트럼프 승부의 윤곽은 언제쯤 드러날까. 대선 투표는 8일 오전 0시(이하 동부시간) '상징적 투표'를 하는 뉴햄프셔주 산골마을 닥스빌 노치에서 시작된다. 닥스빌 노치의 자정 투표는 1960년 이후 미 대선 전통이다. 이어 오전 6시 뉴욕주 등 동부지역에서 본격적인 투표가 시작돼 아이오와주 등 서부지역으로 진행된다. 영토가 광활한 탓에 맨 서쪽 알래스카주에서는 9일 오전 1시에서야 투표가 끝난다. 미 대선은 서부에서 투표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승패가 판가름날 때가 많다. 전국 득표율이 아닌 50개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 중 과반(270명)을 먼저 확보하는 후보가 승리하기 때문이다. 즉 경합주가 몰려 있는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노스캐롤라이나주 등 동부지역의 투표 결과에 따라 승자와 패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합주 중 플로리다주 투표가 8일 오후 7시에 끝나고 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주가 각각 7시30분, 펜실베이니아주가 오후 8시 종료된다. 투표 마감 직후 출구조사가 발표된다. 하지만 이들 개표 결과가 쏟아지는 오후 11시쯤, 보다 정확하게 승패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만약 경합주 개표 결과마저 박빙 양상을 보이면 승패 윤곽은 한두 시간 더 늦춰질 수 있다. 트럼프가 막판 집중공략한 중서부 미네소타·미시간주 개표 결과가 관건이고, 그래도 승부가 접전이면 서부 네바다주에서 결판이 날 거란 예상이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16-11-07

[오늘 대선] 누가 돼도 '새 역사'…첫 여성 vs 첫 아웃사이더

마침내 종이 울렸다. 파이널 카운트다운(Final Countdown). 힐러리와 트럼프, 누가 대권을 거머줘도 '미국 정치 새 역사'를 쓰게 된다. <관계기사 2·3·4면> ▶최초의 여성 대통령=힐러리 클린턴(민주)이 승리하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 1872년 빅토리아 우드헐이 최초로 대권도전에 나선 이래 여성 36명이 당의 지명을 받은 대선 후보가 됐다. 그러나 이들이 속한 당은 모두 사회주의노동당 등 군소정당이었다. 힐러리가 당선된다면 140년 넘게 이어진 여성의 도전이 마침내 성과를 거두는 셈이다. ▶최초의 부부 대통령=힐러리가 당선되면 '클린턴 부부 대통령'이라는 진기록도 세우게 된다. 퍼스트레이디였던 힐러리는 대통령으로, 대통령이었던 빌은 '퍼스트젠틀맨'으로 다시 백악관에 입성한다. '8년 주기설'도 1857년 이후 처음으로 깨진다. 민주당 후보가 선거를 통해 연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건 역대 두 번뿐이다. 14대 프랭클린 피어스에 이어 1857년 취임한 뷰캐넌이 마지막이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해리 트루먼, 존 F 케네디-린든 존슨은 전임자의 사망에 따른 승계였다. ▶최초의 아웃사이더 대통령=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해도 유례없는 기록들이 만들어진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군이나 정치 경력이 전혀 없는 완전한 워싱턴의 아웃사이더다. 64년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의원이나 주지사 경력 없이 대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 최고사령관, 1950년 창설된 북대서양조약기구군 최고사령관을 지내는 등 군인으로서 최고의 경력을 지녔다. ▶최고령 대통령=트럼프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지난 6월 70세 생일을 맞이한 그가 취임한다면 69세 341일째 날에 취임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기록은 깨진다.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역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트럼프와 결혼한 뒤 미국 국적을 취득한 멜라니아는 최초의 이민자 출신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오차범위 접전=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지지율 격차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이를 집계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현재 클린턴 46.4%, 트럼프 44.4%로 2% 포인트 차이가 난다. 선거인단은 RCP 집계, 클린턴 203명 트럼프 164명이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16-11-07

첫 여성 대통령 vs 첫 아웃사이더 대통령

트럼프는 정치 경력 전무에 최고령 멜라니아는 첫 이민자 영부인 돼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이번 선거는 최고 비호감끼리의 대결, 가장 추잡한 선거전으로 전개 과정에서부터 과거엔 볼 수 없었던 진풍경을 남겼다. 선거가 마무리된 뒤 결과도 새로운 기록으로 역사에 남을 예정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에서 전례 없는 배경과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승리하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된다.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가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돼 인종의 벽을 허문 데 이어 성별의 벽도 무너지는 것이다. 미국에선 1872년 빅토리아 우드헐이 최초로 대권도전에 나선 이래 여성 36명이 당의 지명을 받은 대선 후보가 됐다. 그러나 이들이 속한 당은 모두 사회주의노동당 등 군소정당이었다. 민주.공화 양당에선 여성 본선 후보도, 여성 부통령도 탄생하지 않았다. 클린턴이 당선된다면 140년 넘게 이어진 여성의 도전이 마침내 성과를 거두는 셈이다. 클린턴은 부부 대통령이라는 진기록도 세우게 된다. 한국 입장에서 클린턴은 최초의 지한파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당선 땐 15대 대통령인 제임스 뷰캐넌 이후 첫 국무장관 출신 대통령이 되는 클린턴은 장관 재임 시절 아시아재균형정책(Pivot to Asia)을 주도했다. 북한 정권과 한.미 동맹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취임할 수 있다. 또 국무장관 시절인 2012년엔 "미국의 모든 문서에 일본군 위안부를 '강제적 성노예'로 표현하라"고 지시하는 등 현안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8년 주기설'도 1857년 이후 처음으로 깨진다. 민주당 후보가 선거를 통해 연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건 역대 두 번뿐이다. 14대 프랭클린 피어스에 이어 1857년 취임한 뷰캐넌이 마지막이었다. 이후에도 프랭클린 D 루스벨트-해리 트루먼, 존 F 케네디-린든 존슨의 연이은 취임이 있었지만, 전임자의 사망에 따른 승계였다. 트럼프가 승리해도 유례없는 기록들이 만들어진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군이나 정치 경력이 전혀 없는 완전한 워싱턴의 아웃사이더다. 64년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의원이나 주지사 경력 없이 대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 최고사령관, 1950년 창설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최고사령관을 지내는 등 군인으로서 최고의 경력을 지녔다. 트럼프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지난 6월 70세 생일을 맞이한 그가 취임한다면 69세 341일째 날에 취임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기록은 깨진다.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역시 기록을 남길 수 있다.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트럼프와 결혼한 뒤 미국 국적을 취득한 멜라니아는 최초의 이민자 출신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홍주희 기자

2016-11-07

[제45대 대통령 선거] 미국, 오늘 선택의 날

결전의 날이 밝았다. 미국의 45대 대통령이 오늘(8일) 선출된다. <대선 특집 A-2·3·4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선거 하루 전인 7일 당락의 열쇠를 쥔 경합주에서 부동층 표심을 잡기 위한 막판 유세에 총력을 쏟았다. 이날 각 언론이 전망한 선거인단(매직넘버 270명) 확보 추정치는 트럼프가 소폭 증가한 가운데 클린턴이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와 폭스뉴스는 각각 클린턴의 선거인단 확보 규모를 275명과 274명으로 추정했다. 트럼프의 선거인단은 215명으로 두 매체가 같았다. CNN은 클린턴이 268명, 트럼프가 204명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공영방송 NPR은 클린턴 274명, 트럼프 214명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집계해 선거인단을 추정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클린턴 203명, 트럼프 164명으로 경합주가 171명이나 된다. 주요 경합주의 여론조사 결과는 두 후보의 초박빙 승부를 예고했다. 퀴니피액대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클린턴 46%, 트럼프 45%로 불과 1%포인트 차이였다. 오차 범위를 감안하면 동률인 셈이다. 노스캐롤라이나는 클린턴 47%로 2%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피터 브라운 퀴니피액대 여론조사부 부디렉터는 “2000년 대선때처럼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가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지역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지역별 지지 성향 변화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 경합주로 분류돼던 오하이오와 아이오와·조지아·애리조나 등이 트럼프 지지 성향으로 바뀌었다. 뉴햄프셔는 민주당 지지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경합주로 간주되고 있다. 민주당은 대신 경합주로 평가돼 온 네바다를 얻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는 선거 막판 유세를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 ·뉴햄프셔 등지에 할애했으며, 클린턴은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등지에서 막판 유세를 벌였다. 클린턴은 하루 전 연방수사국(FBI)의 e메일 스캔들 수사 결과 다시 무혐의 결정이 내려지자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클린턴은 이날 경합주 유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화합을 위해 일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며 “나를 지지한 국민이나 지지하지 않은 국민 모두를 위해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측은 FBI의 무혐의 결정을 비난하면서도 수용하는 모습이다. 켈리안 콘웨이 선대본부장은 “FBI의 결정을 받아들인다”며 “FBI의 수사는 종결됐지만 아직까지도 e메일 스캔들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클린턴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6-11-07

한인들 "나는 이래서 OOO가 좋다"

판세를 읽기가 쉽지 않다. 엎치락뒤치락 박빙이다. 그만큼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 한인 유권자들 역시 미국 대통령을 뽑는 한 표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4일 동안 한인들이 어떤 후보를, 어떤 이유로 지지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사회부> [힐러리 지지] 박광복(83) "민주당인 힐러리를 지지한다. 사실 힐러리가 아니어도 민주당 후보를 뽑을 것이다. 그래도 트럼프가 아닌 힐러리를 지지하는 이유를 꼽는다면 우선 국정경험이 풍부하고 여권신장을 위해 여성대통령이 되어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리고 트럼프보다 도덕성이 우위라고 본다." 필립 이(42·엔지니어) "우편투표용지 받아놨지만 아직 못했다. 뽑을 사람이 없다. 하지만, 둘 중 한 명을 뽑아야 하니 힐러리를 뽑을 것 같다. 그래도 힐러리는 옆에서 브레이크를 걸면 제동이 걸릴 수도 있지만 트럼프는 누가 옆에서 뭐라고 해도 안 듣고 독단적으로 행동할 것 같다. 여성비하 발언 등 막말을 하는 트럼프는 더 신뢰가 안 간다." 데니 류(36·엔지니어) "트럼프 같은 사람이 어떻게 공화당 후보가 됐는지 모르겠다. 여성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나 이민 정책 같은 것만 봐도 수준 미달이다. 힐러리도 문제가 많겠지만 트럼프만큼은 아니라고 본다. 차악을 뽑겠다는 의미에서 힐러리를 지지한다." 정지윤(28·회사원) "트럼프의 경우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매너가 없는 것 같다. 힐러리는 이메일 스캔들 때문에 신뢰감은 없으나 퍼스트 레이디부터 국무장관까지 공직에서 오랜 시간 몸담았던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둘 다 싫지만 누군가는 선택해야 하기에 힐러리를 지지한다." [트럼프 지지] 준 최(38) "힐러리는 기득권의 대리인일 뿐이다. 이미 버니 샌더스와의 경선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나. 이메일 스캔들과 월가에서의 연설만 봐도 그는 기득권을 위한 인물이지 절대 미국인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니다. 트럼프도 싫지만 힐러리는 더 신뢰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에서는 트럼프에 표를 던지겠다." 제니 이(39·주부) "트럼프를 지지한다. 그동안 트럼프를 지켜봤는데 그가 비판받은 모습은 '도덕이나 윤리적' 부족함이었다. 하지만, 힐러리는 국가를 운영할 때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인 신뢰를 깼다. 개인 이메일 공무 사용이나 너무 많은 정치 후원금 등 국가지도자로 뽑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 보인다." 리사 신(48·의사) "우리는 무역협정을 뜯어고쳐야 한다. 세금정책도 개혁해야 한다. 우리는 일자리와 강한 국경이 필요하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확실한 리더가 필요하다. 이를 모두 해낼 수 있는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다. 지난 6월 전당대회 때 그래서 그를 위해 지지 연설을 했다. 헨리 최(45·자영업) 트럼프는 막말을 하며 여자관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한다. 그 나이에 그 정도 위치에서 트집 안 잡힐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니, 이 세상에 존재할까? 신이 아닌 이상 쉽지 않다. 단점만 말하자면 두 후보 모두 다 비호감이지만, 거짓과 비밀로 둘러싸인 힐러리 보단 가식 없고 현실적인 트럼프가 이 세상을 한번 뒤집어주길 바란다.

2016-11-06

[대선:D-1 두 후보 총력전] 클린턴, 비백인 지키기…트럼프, 저학력 백인에 SOS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을 코앞에 두고 각각 경합주 사수와 돌파로 마지막 승부에 돌입했다. 트럼프는 5일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에 이어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았고, 6일 아이오와·미시간·펜실베이니아를 거쳐 오늘(7일) 뉴햄프셔 등을 뚫는 사흘간의 10개 주 철인 행군에 나섰다. 이에 맞서 클린턴도 5일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를 똑같이 방문한 뒤 6일 오하이오·뉴햄프셔를 거쳐 7일 노스캐롤라이나 재방문에 이어 펜실베이니아 등을 찾는 마지막 장정을 이어간다.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 조 바이든 부통령, 남편 빌 클린턴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이 총출동해 동시다발로 유세를 진행하는 물량전에 나섰다. 트럼프의 행군 일정에는 과거 민주당의 고정 표밭으로 간주됐던 미네소타와 미시간까지 포함됐다. 트럼프는 이날 "우리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라는 곳으로 들어간다"며 "우리가 경이적으로 잘하고 있는데 그들은 믿지 않는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진영은 맞대응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을 7일 미시간에 급파한다. 트럼프가 6일 밤 버지니아 유세 일정을 만들자 민주당의 팀 케인 부통령 후보는 7일 버지니아 유세에 나선다. 막판 유세전은 트럼프의 돌격전과 클린턴 진영의 참호전으로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유세전은 히스패닉, 흑인을 투표장으로 이끌려는 클린턴의 비백인 몰표 전략과, 반대로 지지층인 저학력 백인 유권자들에서 압승을 거둬 승리하겠다는 트럼프의 백인 호소 전략의 전면전으로 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과 2012년 대선 때 흑인 투표율이 백인 투표율을 뛰어넘는 이변을 통해 승리했다. 2004년 민주당 존 케리와 공화당 조지 W 부시의 맞대결 때 인종별 투표율은 백인 67.2%, 흑인 60.0%, 히스패닉 47.2%, 아시안 44.2% 순이었다. 하지만 2012년엔 흑인 투표율(66.2%)이 백인(62.2%)을 앞섰고 오바마 재선의 일등 공신이 됐다. 클린턴 캠프는 이번엔 2012년보다 낮은 흑인 조기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히스패닉 바람에 대선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5일까지 조기 투표 참여자는 총 3969만여 명에 달했다. 등록 유권자의 27%에 해당된다. 특히 주요 경합주에서 그간 클린턴 지지세가 강했던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참여가 늘었다. 플로리다주에서 조기 투표를 한 히스패닉 유권자는 2008년 대선 때의 26만 명에서 129% 늘어난 59만6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조지아주 역시 2012년 대선 조기 투표 때의 히스패닉 유권자 1만2000여 명에서 이번엔 3만1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클린턴 진영은 박빙의 여론조사가 계속되는 네바다주를 놓고도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조기 투표가 증가한 점을 들어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는 저학력 백인층의 궐기를 노리고 있다. 반세계화·반이민 정서로 가득한 이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어 내는 분노 투표를 통해 중서부 러스트벨트의 경합주를 독식한다는 전략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2016-11-06

FBI, 클린턴 추가 이메일 "혐의 없음"

연방수사국(FBI)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재수사를 무혐의로 끝냈다. 클린턴 선거본부 측에서는 반색을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 인사들은 FBI를 강력히 성토했다. 6일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새로 발견된 이메일을 검토해 본 결과 클린턴 불기소 의견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FBI가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을 추가로 발견했다며 재수사를 선언했었다. 선거 막판 이메일 추가 발견 및 재수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선두를 달리던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 간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박빙으로 좁혀지기도 했다. 클린턴 선거본부 측은 처음부터 합당하지 않은 수사였다며 FBI에 불만을 제기했다. 클린턴 선거본부 브라이언 팰런 대변인은 "우리는 언제나 지난 6월 FBI가 내린 불기소 결정을 재고할 이유가 없다는 데 확신을 가져왔다. 이번에 코미 국장이 그것을 확인해줬다"고 밝혔다. 추가 이메일은 클린턴의 핵심 참모인 후마 애버딘의 전 남편 앤서니 위너의 컴퓨터에서 발견됐다. FBI는 위너가 성적인 메시지를 주고받는 채팅 수사 과정에서 클린턴의 이메일을 새로 발견했다며 재수사를 결정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이날 미네아폴리스 유세에서 "클린턴은 강력한 세력의 보호를 받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조작된 시스템"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도 이날 트위터에 "코미 국장이 엄청난 압력을 받은 듯하다"고 주장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2016-11-06

"트럼프 당선되면 이민 오세요"…캐나다·아일랜드·뉴질랜드 등

올해 미국 대선이 '덜 나쁜 악마(the lesser of two evils)'를 뽑는 비호감 후보 대결로 치달으면서 대선 결과에 실망할 미국인을 대상으로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이 미국인 이민 유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미국 공영방송 NPR은 "대선 때마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대통령 후보가 낙선할 경우 캐나다로 이민 가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긴 적은 없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양대 후보가 모두 '역대급' 비호감도를 보이면서 누가 당선되든 이민을 떠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실제로 캐나다 북부 노바스코샤주의 작은 섬 케이프브레턴은 올해 초 트럼프가 예상 외의 돌풍을 일으키자 '도널드 트럼프가 이기면 케이프브레턴으로'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웹사이트에는 "여성의 낙태가 가능하고 무슬림도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다"며 "섬의 유일한 '장벽'은 집 지붕을 떠받치는 벽뿐"이라고 트럼프의 공약들과 반대되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인구가 58명뿐인 아일랜드의 작은 섬 이니시터크도 미국인 유치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이니시터크 개발청에서 근무하는 메리 헤뉴는 "이니시터크로 이주를 한다면 섬 주민들이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뉴질랜드는 정부 차원에서 '미국으로부터의 이주'라는 웹사이트까지 만들었다. 이유정 기자

2016-11-06

[대선 D-1 긴장하는 세계경제] 혹시 브렉시트처럼?…트럼프 리스크에 미 증시 연일 하락

초대형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에 상륙했다. '미국 대선' 리스크다. 금융시장이 먼저 맛을 봤다.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가 9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980년 12월 이래 겪어 보지 못한 장기 하락 행진이다. 지난 4일엔 고용시장에서 청신호가 나왔는데도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신규 일자리 창출 16만1000개, 실업률 4.9%, 시간당 임금 2.8% 상승(전년 동월 대비)'은 콧노래가 나올 법한 실적이다. 하지만 대선 리스크 앞에선 소용없었다. 글로벌 통화시장도 출렁였다. 지난 일주일 새 달러화 가치는 1% 이상 빠지고, 일본 엔화 가치는 2% 이상 올랐다. 금값은 약 3% 상승했다. 하지만 이 정도 충격은 서막에 불과할지 모른다. 시장을 흔든 것은 대선의 불확실성이다. 힐러리 클린턴(민주당)의 낙승이 점쳐졌던 선거가 도널드 트럼프(공화당)의 맹추격으로 초접전 국면이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승리는 예상 시나리오 밖의 일이다. 시장은 통념을 깨뜨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충격을 떠올리며 불안감에 몸을 떨고 있다. 선거는 변화를 가져온다. 하지만 '클린턴 리스크'가 미풍이라면 '트럼프 리스크'는 허리케인이다. 클린턴이 큰 틀에서 질서 수용자라면 트럼프는 현상 타파, 기존 질서 파괴를 추구한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미국이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겠다고 했고, 중국에 대한 무역 보복(45% 관세 부과와 환율조작국 지정)과 파리기후협약 무효화를 공언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글로벌 경제가 발 딛고 있는 패러다임의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 트럼프 승리 후 증시에 대한 일반적 예상은 주가 폭락이다. S&P500 지수가 13%까지 빠질 것이란 대형 투자은행(IB) 바클레이스의 예측이 가장 암울하다. 미국 증시 급락은 세계 증시 하락에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씨티그룹은 MSCI 신흥시장 지수가 즉각 최소 1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통화시장엔 격랑이 예고돼 있다. 우선 달러화 가치는 급락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의 항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1차적 이유다. 브렉시트 때 영국 파운드화 폭락과 닮은꼴이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 변수가 가세한다. 재닛 옐런의 Fed는 시장이 이렇게 요동치면 금리 인상을 미룰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달러화 약세는 심화된다. 선진국 통화 가치는 반사효과에 따른 강세를 띤다. 노무라증권은 단기적으로 엔화 가치는 4.7%, 스위스 프랑은 1.2%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엔화의 경우 달러당 99엔 선까지 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흥시장은 피해자다. 트럼프가 일으키는 보호무역의 돌풍은 수출시장을 냉각시킨다. 시몬 존슨 전 국제통화기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승리는 세계 교역을 대공황 시기로 되돌려 놓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신흥국 통화 가치는 추락이 불가피하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멕시코가 단적인 사례다. 페소화 가치가 8.6% 떨어진다는 전망이 있다(노무라증권). 한국 경제 역시 트럼프 리스크의 한복판에 서 있다. 글로벌 수출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데다 중국이 입을 충격의 상당 부분이 고스란히 전이되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을 좇는 글로벌 자금은 아시아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인 한국에서 발을 빼는 데 익숙하다. 스웨덴 투자은행 SEB는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운데 한국 원화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콕 집어 말했다. SEB는 달러당 원화 가치가 1180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먹구름이 최순실 사태에 따른 국정 리더십 공백 위로 덮쳐 온다는 점이다. 원화 약세와 주가 하락이 연쇄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2016-11-06

트럼프와 힐러리…공약도 '극과 극'

내일 기다렸던 미 대선이 열린다. 대선사상 첫 아웃사이더 vs. 인사이더. 또 첫 남성후보 vs. 여성후보다. 도널드 트럼프(공화)와 힐러리 클린턴(민주). 둘은 이미지 만큼이나 공약도 '극과 극'이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했다. 글로벌화가 미국 중산층과 빈곤층에 재앙이 됐다고 주장하면서 제조업을 살려야 한다는 게 그의 공약의 요지다. 힐러리는 정반대. 현 오바마정부처럼 글로벌화를 계속 이어가고 미국이 세계 대통령으로 입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최근에는 'Drain the Swamp(워싱턴 부패를 일소하겠다)'도 사용하고 있다. 힐러리는 '그녀와 함께(I'm with Her')이다. 인사이더 vs. 아웃사이더 ◆안보 힐러리는 철저한 개입주의자다. 동맹국들과의 공조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확대해 나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이 시리아와 리비아에 무력개입을 한 것도 힐러리 당시 국무장관이 주도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매파 기질의 힐러리로 인해 중동이 쑥대밭이 되면서 IS가 급부상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는 외국정부 관여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이 국가부채 20조 달러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독일,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경제 강국에 주둔비를 더 받아야 하는 처지라는 것이다. 이란 핵협상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180도 다르다. 힐러리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을 지내면서 이란 핵협상을 시작했다. 이후 존 캐리 국무장관이 들어서며 이란 핵협상을 체결했으나 내용 면에서 거센 논란이 이어졌다. 이란 핵협상에는 이란에 ▶1500억 달러 지급 ▶핵사찰하기 24일 전에 미리 통보 ▶이란에 자체 핵사찰 권한 부여 ▶이란이 타국으로부터 공격받을시 미국이 보호 ▶미국이 붙잡아 놓았던 이란 테러리스트 5명 송환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런 파격 조건에도 미국이 이란에 붙잡힌 미국인 4명의 송환에 실패해 비판이 많았다. 이후 오바마행정부는 테러리스트 의혹 인물 21명을 추가로 이란에 내줬고, 현찰 17억 달러까지 지급한 후에서야 포로 4명을 돌려받았다. 트럼프는 "역사상 최악의 거래"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이란 핵협상을 재협상하도록 이란을 강력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반면 힐러리는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서 필요한 조치였다"며 협상내용을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북한문제 트럼프는 '북한 문제=중국의 문제'라는 견해다. 그는 "세계에서 중국만이 북한을 100% 컨트롤하고 있다"면서 북한 이슈는 중국과의 거래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단, 김정은과 직접대화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힐러리는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향후 가능한 모든 제재와 압박수단을 이용할 것이라며 강경노선을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트럼프가 기득권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은 경제 공약 때문이다. '제조업 살리기'가 그의 간판 경제 공약이다. 그는 포드 자동차와 캐리어 에어컨 회사 등 미국의 기업들이 공장을 계속 해외로 내보내 미국 중산층을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행위를 하는 기업들에 관세 35%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힐러리는 부자증세와 함께 투기자본과 불로소득에 과세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웃소싱 기업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연소득 100만 달러가 넘는 경우 최소 30% 세율을 부과하고 연소득 500만 달러가 넘는 경우에는 4% 할증 과세하는 방안이 부자증세 골자다. 주식 단타매매와 부동산 단기보유 자산에 대한 자본이득세를 강화하고 기업이 노동자에게 주는 이익의 15%에 대해서는 2년간 세액공제를 해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트럼프는 기업에 대한 감세방안을 내놓았다. 또 소득 최상위 계층의 세율을 39.6%에서 25%로 인하하고 개인소득 2만 달러, 부부합산 5만 달러의 저소득층에게는 연방 소득세를 전액 면제하겠다고 했다. 또 법인세는 현 최고 39%에서 15%로 대폭 삭감하겠다고 했다. 기업들의 이윤을 높이면 직원들의 월급도 상승한다는 논리다. 특히, 월스트리트의 헤지펀드 매니저에 대해 세금을 물리겠다는 공약이 기득권의 신경을 제대로 건드렸다. 그는 세금감면으로 줄어드는 세원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소득공제와 세액공제제도를 폐지하거나 감축해 충당하겠다고 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자유무역협정 등 이미 발효된 양자 무역협정을 놓고 힐러리는 지지, 트럼프는 재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체류자 트럼프는 범법행위를 저지른 불법체류자를 즉각 추방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불체자 보호도시에 대한 예산 할당도 없애겠다고 했다. 멕시코 국경에는 장벽을 올려 불법이민과 마약운반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는 불체자들로 인해 테러와 범죄가 발생하고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빼앗기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힐러리는 대통령이 되면 임기 100일 내에 이민개혁법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법안은 1100만 명의 불체자들을 구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회복지 사회복지정책의 주된 쟁점은 오바마케어의 지속 여부다. 트럼프는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면서 즉각 폐지를 주장했다. 힐러리는 오바마케어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인물 비교 공약이 다른 만큼이나 두 주자에 조언하는 인물군에도 차이점이 많다. 힐러리 캠프는 주로 빌 클린턴 행정부나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약했던 인물들이 가담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측근 역할을 해온 존 포데스타 백악관 선임고문이 선대본부장이다. 또 외교안보팀에는 최측근인 제이크 설리번이 외교안보팀을 이끌고 있고 빌 번즈 전 국무부 부장관(현 카네기국제평화연구원 원장)과 이란 핵협상의 미국 측 대표였던 웬디 셔먼 전 정무차관이 있다. 북핵문제는 아시아 통인 로라 로젠버거가 맡고 있다. 트럼프 캠프에서는 외교·안보팀의 수장인 제프 세션스 앨라배마 상원의원의 영향력이 크다. 또 트럼프가 '대 테러 전문가'라고 평한 월리드 파레스 국방대 교수가 외교안보 고문을 맡고 있으며, 카터 페이지 글로벌에너지캐피털 창립자와 벤 카슨 참모 출신의 조지 파파도폴로스 허드슨연구소 에너지안보 분석가도 외교안보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켈리앤 콘웨이가 선대본부장이다. 미국 대선 사상 양당 통틀어 최초의 여성 선대본부장이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16-11-06

[미 대선 D-3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미 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추정 선거인단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를 집계해 선거인단을 추정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4일 현재 클린턴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208명으로 이틀 전의 226명에 비해 18명이나 줄었다. 우세 지역이던 미시간(16명, 이하 선거인단)과 메인(2명)이 경합주로 바뀐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도 우세를 보이던 조지아(16명)가 경합주로 분류되면서 180명에서 164명으로 감소했지만 상대적으로 클린턴의 위기 상황이 두드러지고 있다. 트럼프는 확실한 선거인단이 63명으로 클린턴의 115명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유력 선거인단이 92명으로 클린턴의 53명보다 훨씬 많다. 또 트럼프는 경합주로 넘어갈 확률이 높은 우세 선거인단이 9명에 불과하지만 클린턴은 40명에 이른다. 현재 경합주는 총 14곳이며, 이들 지역의 선거인단은 166명에 달한다. 클린턴이 앞서고 있긴 하지만 트럼프의 막판 대역전 가능성이 남아 있는 이유다. 대표적인 경합주는 플로리다(29명, 이하 선거인단), 펜실베이니아(20명), 오하이오(18명) 등이 결국 이들 지역에서 이번 대선의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하이오의 경우 이날 CNN의 판세 분석에서는 경합주에서 트럼프 우세 지역으로 변경돼 선거판을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선거 판세의 변화는 주요 언론들의 당선 확률 예측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타임스 분석에서 지난달 25일 93%까지 치솟았던 클린턴의 당선 확률은 84%로 떨어졌으며 역시 90%를 넘었던 CNN의 예측도 70%대로 추락했다. CNN은 4일 "클린턴과 트럼프 두 캠프 모두 최근 들어 지지율 격차가 급격하게 좁혀지고 있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며 "클린턴이 아직은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건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반대해 온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2일 트럼프가 이길 수 있는 가상 시나리오를 소개한 데 이어 4일에는 '트럼프 취임 100일'이란 가설을 통해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추방 작업이 전개되고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한반도에서는 북한과 군사적 대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은 또 "연방 수사기관을 통해 클린턴 스캔들을 재수사하고 그의 과거 성추행 전력을 폭로한 여성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당선이 가져올 '심각한' 상황을 예상했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클린턴이 승리하려면 흑인과 히스패닉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 기반의 투표가 결집돼야 하지만 최근 일부 경합주에서 이들 소수계 유권자의 조기투표 참여율이 저조하게 나타나면서 캠프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신동찬 기자 [email protected]

2016-11-04

[대선:D-4 갈수록 혼전 ] '힐러리 선거인단' 과반 붕괴

도널드 트럼프(공화)가 수직 상승세를 타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민주)은 대폭 쪼그라들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를 종합 집계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2일 힐러리의 확보 선거인단(추정치)을 226명으로, 트럼프는 180명으로 수정했다. 지난달 29일만 해도 힐러리가 272명으로 트럼프의 126명을 크게 앞섰다. 대선 선거인단은 총 538명으로,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는 후보가 백악관으로 향한다. 이처럼 선거인단 지도가 변화를 일으킨 이유는 힐러리가 우세였던 주들이 경합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힐러리가 줄곧 앞섰던 버지니아에서 트럼프가 2%p 우위로 역전했고, 역시 힐러리 우위 지역이었던 미시간에서는 1%p 차로 바짝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심지어 힐러리의 안전지대로 분류됐던 콜로라도에서도 3일 조사 결과 동률을 기록하며 전체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이 같은 트럼프의 상승세에 공화당이 총결집하고 있다. 경선 라이벌이자 앙숙이었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트럼프 지지 유세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승리 가상 시나리오'까지 소개하고 나섰다. 지난달 24일 "트럼프가 승리할 가능성은 0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단언했던 신문이다. WP에 따르면 크게 두가지다. 첫째 트럼프가 선거인단 과반수를 가까스로 넘기는 272명 또는 273명을 확보하는 경우다. 2012년 대선 때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가 이겼던 주를 이번에도 트럼프가 모두 가져오고 경합주인 콜로라도·플로리다·아이오와·오하이오·뉴햄프셔주 등을 모두 이기는 사실상의 격전지 싹쓸이가 일어나면 트럼프가 선거인단 270명을 넘긴다. 둘째로 힐러리와 트럼프가 각각 269명씩 선거인단을 확보해 동수가 되는 기막힌 경우다. 이때는 하원에서 표결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우위는 그대로 유지될 게 거의 확실한 만큼 하원으로 가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 힐러리는 연방수사국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지지층 사이에서 힐러리를 대통령으로 뽑아봐야 이메일 스캔들로 인해 탄핵 절차를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용석 기자 [email protected]

201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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